스위스 여행은 마치 겉핡기 식으로 반나절 코스가 많았던 여행이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도시를 다 돌아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터라켄이 그 대표적 도시가 되었다. 이미 융프라우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기한 상태라서 그런지 기차로 내린 인터라켄 역에서 부터 감흥을 잃고 있었던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역에서 내려 인터라켄의 도입부에 첫 발을 내딛자 마자 우려는 곧 사라지고 없었다.
수년전에 다녀왔던 스위스, 스페인 여행을 지금 포스팅 하고자 하니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닌걸 깨닫는데는 포스팅 작성 도입부 부터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데, 그 때의 기억과 감동, 여행의 습작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지고 답답함을 느끼는데 불과 두번째 줄 작성에서 부터 가물해지는 느낌이랄까..
인터라켄으로 가는 열차안에서 바라본 풍경들
가물가물해지는 기억의 습작들이 여행 사진을 뒤적이다가 그 당시의 사진을 찾았을때 백 프로는 아니지만 지난 여행의 날들의 기억들이 새롬새롬 각인되어 스물스물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들떴던 자신의 모습이 사진과 중첩되며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베른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내내 보았던 풍경들.. 저 푸른 초원위의 유명 가사와 같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과 그림 같은 호수곁의 집들이 눈에 들어 올쯤 이 곳이 베른 남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두 개의 호수 툰호와 브리엔츠호 둘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거대한 두 개의 호수 사이라는 뜻의 "인터라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인터라켄 역
초반 도입부에서 말했듯이 전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때 비용면에서 융프라우 코스를 제외시켰지만 그래도 가고 싶었던 곳... 인터라켄이었다.
마침 스위스의 가을 날씨는 인터라켄 역 앞이 허전하게 넓어 보여도 햇빛과 주위 풍경들로 이미 멋진 한폭의 그림이 되어 있었다. 날씨도 맑아서 기분이 배가되었고, 어느덧 한가롭게 역 앞을 거닐고 있는 여행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 유난히 국기들이 많은 광장 앞에서
▲ 융프라우가 보이는 공원에서
새로운 여행 패턴의 시작점이 된 인터라켄 여행
사실 여행자들은 특히 나와 같은 가족 단위의 투어리스트들은 핵심 관광에만 치우치고, 그 주변에서의 느낌과 현지인들과 소통등을 꿈에도 못 꿀 정도로 시간에 제약을 받는다. 나 또한 그것을 요즈음에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에 과거의 여행 패턴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물론 여행사에서 가이드가 인도하는데로 떠났던 여행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순수하게 자유 여행만 고집했던 과거 여행 조차도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하나의 도시에 머물며,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온다.
그래서 일까 여행 20년차에 접어드는 나의 요즘 여행기는 아무리 작은 도시를 방문해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여행하는 것을 즐긴다. 그러면 그 도시의 살아 숨쉬는 현장과 사람들과의 소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글에 남긴 여러분의 의견은 개 입니다.